E 2014. 12. 15. 03:22

14-15 EPL 15R 스완지시티 - 토트넘 감상

14-15시즌 SWA-TOT 감상.



1. 총평

오늘 경기에서의 포치 역할에 주목하자. 사실 토트넘 팬이 아니라면 더 쉽게 알 수 있는 내용인데 일단 두런두런 해본다.

오늘 포치는 전적으로 기성용에 포인트를 두고 전술을 운용했다. 날씨도, 상대 전술도 아닌 한 선수에 맞춰 전술을 적용하는 것은 얼핏 과장스러운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다만 최근 기성용이 보여주는 폼과 스탯의 일원화된 모습은 의심을 불식시켜주기에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일례로 최근 스완지에서 중원에 브리튼이 복귀 후 몇 경기 나오고 있는데, 브리튼과 중원을 담당하는 경우 기성용은 원래 쉘비나 캐롤과 뛸 때보다 더 위로 올라간다. 이는 브리튼의 성향이 쉘비보다 수비적인 것에서 기인한다. 따라서 기성용은 조금 더 BTB스러운 모습이 되는데 포치는 처음 그걸 예상하고 전술을 짠 걸로 보였다. 결과적으로 전반전은 초반 15분 쯤은 확실히 좋았고 2선에서 패스를 만들어가는 모습도 무려 1회 (!) 보였다. 문제는 날씨가 너무 험악해 볼 컨트롤이 세심한 선수들은 더 피해를 봤다는 것인데 여기에 전적인 예는 에릭센.

그리고 후반, 브리튼이 빠진다. 하지만 왜? 경기에서는 브리튼이 오히려 키보다 잘 보였는데 말이지. 이건 브리튼보다 약간 아래서 뛰는 기성용의 패싱과 관계없는 전술을 구현하려고 했던 스완지의 패착과 관계있다. 하지만 결과적인 패착이지, 토트넘 수비진은 미친듯이(...) 좌우 크로스에 휘둘렸던 건 사실이다. 수비진도 반쯤 멘탈을 놓나 싶었는데 요리스의 적절한 선방과 행운의 여신의 가호로 목숨을 부지한 것이 주효했다. (...)

쉘비와 브리튼이 교체되고선 기성용이 더 아래로 내려가게 된다. 그러자 포치는 곧바로 솔다도를 뺀다. 왜 솔다도를? 솔다도는 오늘 보여준 게 별로 없지만 그것은 2선이 공을 잡기 힘든 환경 (날씨와 스완지 압박) 때문이었을 것. 그렇다면 솔다도가 빠진 건 솔다도와 들어올 선수의 기회비용 계산 문제가 되는 것. 여기서 들어온 것은 뎀벨레. 뎀벨레는 토트넘에 오고난 12-13시즌부터 알게 된 거지만 수비적 능력치가 생각보다 훌륭한 선수다. 특히 그 거구에 더해 갖춰진 스피드는 맨마킹 능력에 더 플러스 요인. 13-14시즌은 롤이 마구 변경되어 더 모진 시련을 겪었기도. 뭐 어쨌든 말하고자 하는 것은 예전에 공격수도 했던 공격적인 이 선수가 나온 경기 중 은근 밑으로 많이 내려가는 경기가 많았다는 점이다.

좀 기다려보니 오늘의 뎀벨레의 롤을 완벽히 이해할 수 있었다. 뎀벨레는 다른 날과는 다르게 내려오지 않았다. 왜 안 내려오는지 살펴보니 기성용을 마킹하고 있더군요. 타 팬들이 더 빨리 눈치챘을 지점이란 건 이 부분이다. 뎀벨레가 기성용을 전담 마크하자 기성용이 평소에 맡던 롤을 수행하기 더 힘들어졌고 실제로 기성용이 스완지에서 가지는 패스 숫자와 오늘 숫자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팀내에서 가장 많은 것도 아니고(4위) 성공률도 높지 않았다 (81%). 결국 기성용은 뒤쪽에 있을 수 없게 되는데 이건 뎀벨레가 들어온 뒤 기성용의 패스 위치를 보면 확실하게 증명된다. 그 결과 무능력한 모습을 보여주던 토트넘 2선에 많은 공간이 열리게 되었다. 라멜라나 에릭센 샤들리 그리고 케인 모두 중거리슛에는 일가견이 있는 선수들이었고, 결과는? 어찌 되었든 이겼군.

나는 오늘 경기의 포치를 정말 칭찬해주고 싶다. 이런 논리 전개가 포치 생각과 일치한다고 전제하면... 어쩌면 포치 또한 2선에서의 연계가 아직 여물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게 된다. 다시 말해, 아직 이 아르헨티나 곰탱이가 원하는 것이 실현되지 않았다는 말과 같다고 보아진다. 우리는 좀 더 이 사람을 믿을 필요가 있다. 무얼 하고자 하는지, 어떤 선수가 구상에 들어있는지 확실한 건 아무도 모르며 경기력은 녹록치 않지만 계속 믿어보아야.

두런두런이 횡설수설이 되었다.


Keyword : Tottenham Hotspur, Swansea City, Mauricio Pochettino, Poch, Jonjo Shelvey, Ki Sung-Yeung, Tom Carroll, Leon Britton, Christian Eriksen, Mousa Dembélé, Mousa Dembele, Hugo Lloris, Roberto Soldado, Érik Lamela, Erik Lamela.


'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웃집 야마다군>을 보고.  (0) 2014.12.16
14-15 UEL Group C 6R 베식타스 - 토트넘 감상  (0) 2014.12.12
<스트라이크 위치즈>를 보고.  (0) 2014.12.05
,
TOTAL 3.141592653589 TODAY 2.718281845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