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2012. 5. 13. 17:24

11-12 UCL 결승전을 보고 나서 : 보야스 실드를 중심으로

챔스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이번 이야기는 토트넘 팬이라면 누구나 눈물이 나오는 2012년 챔스 결승전. 토트넘 팬들은 정말 고통스럽다. 내가 카페에 쓴 식중독 사건도 일어났지, 이번에는 열심히 4위 해놨더니 ... (생략)

챔스 결승전도 충이와 같이 봤다.

이번 시즌의 첼시는 정말 허접했다. 라인업이 특히 쓰레기였는데 6위한 게 놀라울 정도였다. 반면, 당시 토트넘은 킹-카불 라인의 단단함과 베일, 모드리치, 반더바르트 등 수비와 미들진에서 2000년대 최고 전성기를 구가했다. 전반기에는 오히려 우승 경쟁할 정도로 승점이 높았고,[각주:1] 25경기까지도 아스날과 첼시에 10점 이상을 벌리며 3위를 고수했다.

문제는 2월 21일 첼시가 16강에서 나폴리 원정을 떠나면서 발생했다. 이 경기를 되짚어보면서 템포를 늦추자.


그렇다. 이게 첼시였다. (...) 이제 왜 첼시가 그렇게 못했는지 이해가 갈 것이다. 정확하게는 마타가 4-3-3의 중간에서 가장 AM에 가깝게 뛰고 하미레기와 메이렐레스가 받치며 말루다와 스터리지가 윙포를 뛰는 형태이다. 말루다가 이 경기에서 좀 더 내려와서 뛰는 이유는 보싱와와 콜의 무게감이 떨어지기 때문. (...) 일단 하나하나 살펴보자.


먼저 케이힐이다. 케이힐은 리그에서는 괜찮았지만 챔스만 오면 정신줄을 쉽게 놓아버렸다. 이 경기에서 케이힐은 실점에 상당히 관여할 뿐만 아니라 라인 컨트롤 실패, 맨 마킹 실패로 위험한 상황을 계속 연출했다. 뭐 루이즈도 마찬가지지만. 왜 케이힐 쓰냐고? 하필 존 테리가 이때 부상이었다. 3주간 부상이었는데 6 게임 정도 나오지 못했다. 그리고 케이힐은 보야스가 영입한 선수고. 뭐, 케이힐이 그 이후에는 쭉 잘해서 14-15시즌까지 주전이니깐.


두 번째는 보싱와. 보싱와가 못하는 건 다들 안다. 그런데 이 경기에서는 전반에 부상으로 나가떨어졌다. 그래서 폼이 올라오지도 않은 에슐리 콜이 들어오게 된다. 에슐리 콜이 폼이 올라오지 않은 이유 역시 부상 때문이다. 시즌 43경기에나 출장했다. 보야스는 죽을 맛이었겠지.


메이렐레스도 빼놓을 수 없다. 메이렐레스 역시 보야스가 사온 선수인데, 보야스는 장기적으로 메이렐레스로 대체하겠다는 생각을 한 건 아닐 것이다. 나이도 있고, 이적 시장 마지막에 급하게 사온 선수니. 당시 리버풀이 팔 정도면 대충 어느 정도 선수였고, 그 선수를 살 첼시의 마음은 어떠했을지 상상이 간다. 그래서 매일 모드리치 루머가 떴었지. 로메우도 각광받고.


말루다, 칼루가 이때 선수다. 말칼족이라고 불리며 엄청난(?) 실력을 보여주던 세트인데, 말루다가 선발인 걸 보라. 뻥이 아니고 얘네 말고 쓸 윙어가 없다. 버틀란드? 엿이나 먹어라. 말루다와 칼루는 각각 45번, 26번씩 나오며 골머리를 썩였다.


하미레기.. 하미레기는 유틸리티 자원으로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데 풀타임 주전이었다. (...) 선택할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니면 존 오비 미켈이 나와야 한다. 이 얼마나 끔찍한가. 에시앙? 에시앙은 하필 시즌 시작하면서 6달 짜리 부상을 끊었다. 되돌아온 에시앙이 잘한 건 아니었으나 역시 나머지보다는 나았으니.


스터리지. 스터리지는 10-11시즌 볼튼에 임대되어 가능성을 보였고 실질적 에이스 역할을 했다. 당연히 보야스는 스터리지를 썼고, 주전급으로 나왔다. 당시 첼시에는 윙어로 쓸만한 선수가 없어 스터리지가 윙어로써 주전 먹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 그래서 잘했냐고? 뭐... 가능성을 다시 보였다. 보야스가 풀타임 돌려준 것에서 경험을 많이 얻었으리라. 보야스가 경기 전 '3년을 보겠다'고 했는데 로만은 그런 시간은 주지 않고 3주만에 잘랐다. 아마 스터리지를 두고 한 말일 것이다. 사실상 윙포처럼 뛰었다.


드록바. 드록바는 챔스에서만 아니면 퇴물인가 싶을 정도로 못했는데 토레스가 더 못했기 때문에 욕을 덜 먹을 수 있었다. 챔스에서는 놀랍게도 잘했다. 이 경기에서는 네이션스컵 차출 이후로 폼이 말이 아닌 상태였다.


마타는 보야스가 성공시킨 또 다른 영입인데 13-14시즌 맨유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정반대로 이때 정말 잘했다. 2012, 2013 첼시 올해의 선수는 마타였고 스탯 역시 환상적이었다. 첼시 올해의 선수를 2회 연속 수상한 경우는 아마 램파드 이후로 처음일 것.


다시 경기로 돌아가자. 전반 마타의 골로 앞서던 첼시는 곧바로 동점골을 허용한데 이어 역전골도 먹혔다. 이 경기에서 하미레기는 중미로 나와 볼을 자주 뺏겨 위험한 상황을 계속 연출했는데 워스트 중 하나였다. 결국 첼시는 3-1로 지고 보야스는 리그에서 패배를 기점으로 짐을 싸게 된다. 보야스의 패착은 고참 선수들과의 불화. 램파드 문제도 있고.


2차전, 첼시 홈에서 다시 열린 경기에서 존 테리와 에시앙, 램파드가 돌아오고 드록바와 콜의 폼도 회복되었다. 감독도 바뀌었지만 기본적으로 선수가 너무 다르다.


상대팀은 징계였던 마짜리가 돌아왔다. 이게 첼시의 승기에 도움되었을 것이다. 전반에 마지오가 부상으로 나가고 경기는 첼시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2014년 10월 10일, 최근 내용 반영.


  1. 2위 맨시티와 3점 차인 적도 있고, 2위 맨유와 2점 차인 적도 있고.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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