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2014. 2. 25. 02:42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 리가 없어>를 보고.

정확하게 말하면 애니로 2기 14화까지 봤다. 쿠로네코한테 그 고백을 하는 게 더 뒤에서 나올 줄 알고 방심하다가 결국

어쨌든 보고 난 기분은 한마디로 '모르겠다. 하지만 분노가 차오른닷'이다. 나는 2기 8화에서부터 쿠로네코의 심리 상태를 파악할 수가 없다. 그것은 Destiny Record로부터 시작된다. Destiny Record, 쿠로네코의 이상의 세계를 위해 해나갈 것을 적는 것들쯤. 쿠로네코는 자신의 소망을 적는다. 그리고 그것을 해나간다. 가장 마지막엔 다음과 같은 그림이 있었다.



쿄스케와 키리노가 행복해하는 그림. 쿄스케가 이 그림이 무엇이냐는 투로 묻자 쿠로네코는 "한참 멀었네."라고 한다.

불꽃놀이까지 보고 난 후 다음 데스티니 레코드 항목은 바로…



여기서 다음 데스티니 레코드 항목이 이것이지, 마지막이라는 것은 아니다. 거짓말이 아니라는 전제를 따르면 제일 마지막엔 첫 번째 그림이 있을 테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이 항목은 마지막을 이루기 위해서라는 말이 된다. 쿠로네코는 남의 생각을 잘 읽어내므로 쿄스케가 마음속 깊이 생각하고 있던 사람이 키리노임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왜 남의 진실한 목표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까?

이런 측면에서 쿠로네코는 자신이 상처를 주고 키리노와 사이가 좋아진 생태에서도 자신을 선택해줄 수 있는가 시험을 해봤다고밖에 볼 수가 없다. 왜냐하면, 내 삶을 다른 사람을 위해 포기한다는 걸 상상하지 못하겠으니. 특히 키리노-쿠로네코 관계에선 더욱.

9화에서, 쿠로네코는 키리노와 자신 중 한 명을 선택해 주라고 요구한다. 아니 요구보다는 물어본다는 것이 옳겠다. 하지만 쿄스케가 본심을 말하려 하자 쿠로네코는 말을 얼버무리고 상황을 변화시킨다. 그리고선 "잠시 전략적인 후퇴를 한 것"이라며 기절해버린다. 놀랍게도 이 말은 상당히 중의적이라 이상의 세계가 무엇이든 다 들어맞는다.[각주:1]

쿠로네코는 자신의 집에서 "데스티니 레코드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저주는 풀리지 않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데스티니 레코드의 마지막 항목은 이렇게 바뀐다.



원래 그림에 쿠로네코가 더해진 것이다. 이렇게 덧붙인다. "더 명확한 이상"이라고. 여기서 쿄스케 발언에 대한 응답으로 볼 때, 쿠로네코는 두 가지 이상 중 하나를 바라고 있다는 것으로 추측된다. 첫 번째는 위에서 언급했던 키리노 엔딩, 두 번째는 3인 엔딩. 그림으로 보았을 때 후자를 긍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원래 그림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었을까? 내가 낼 수 있는 최선에 가까운 해답은 첫 그림은 사귈 때의 그림이고 지금의 그림과 차이가 있는 것은 분명 가능한 일이란 사실이다. 아무래도 이것까지 고려한다면 쿠로네코가 바라고 묻고자 한 것은 키리노와의 사이가 좋아지고 서로의 마음을 알고서도 자신 또한 계속 좋아해 줄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아니었을까?

11화에서 쿠로네코는 자신이 퍼스트 초이스가 아니더라도 상관없다고 한다. 하지만 쿠로네코는 자신과 쿄스케의 관계에 대해 명확한 답을 바란다. 그렇다면 14화에서 쿄스케가 말하고 좌절에 빠진 것은 대체 왜인지 그것이 이해가 안 간다. 12권을 보면 쿠로네코가 제외된다는 말도 없다. 그래놓고 마지막에 둘이 이어지는 것을 돕는다. 이해가 안 된다.

퍼즐을 다 맞춰가는데 마지막 퍼즐이 없는 것도 아니고 모양이 맞지 않은 녀석인데 나보고 어쩌란건지. 애초에 분석이란 것은 해답이 있는 것에 대해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면 독자[각주:2]는 독자 마음대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개연성이 내용과 맞추려해도 계속 맞지 않는다면 그것은 오류일 뿐. 정말 모르겠다. 어쩌면 감정에 대한 개념이 부실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엔딩쿠소작을 보고 나름 열심히 글 쓰며 분석한 내가 처량하다.. 흑흑


2010년 작 (1기), 2013년 작 (2기), AIC, A-1 Pictures 제작. 각각 1기와 2기.


Keyword : 오레이모,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 리가 없어, 내여귀, 俺の妹がこんなに可愛いわけがない, 俺の妹, 俺妹.


  1. 즉 자신이 쿠로네코엔딩 혹은 키리노엔딩을 예견하는 것과는 관계없이 이상의 세계가 둘 중 하나라면 저 말은 두 상황에서 모두 통용될 수 있다. [본문으로]
  2. 혹은 시청자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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