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2012. 4. 5. 02:38

장례식


어제 급히 장례식에 다녀왔다. 친구가 전화 와서 창창이 (실명) 부친상 당했다고. 나는 이 학교는 눈물도 없어 나갈 수 없는 줄로만 알았다. 담임에게 말하니까 흔쾌히 허락해주길래 놀랐다.

교복 입은 채로 그대로 나갔다. 학교에서 정말 먼 곳이었다. 택시 탔는데도 오래 걸렸다. 돈이 문제가 아니었다. 언제 도착하느냐가 문제. 가니까 다들 있었다. 지역 신문사에서 유명한 분이셨던 것 같다. 많은 사람이 있었다. 친구들도 와있었다.

분위기는 예상대로. 다만 그 '창창이'는 왜 슬퍼하지 않았을까. 마음을 꿰뚫어볼 수 있다면 달랐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다. 갑자기 돌아가신 건 아니라고 해도.

죽음이라는 대문짝만한 것에 절대 비견되지 않겠지만 나는 공감되었다. 슬퍼하지 않는 것은 공감되지 않았다. 안타깝고 유감스러웠다. 떨쳐내라고 선뜻 말할 수 없고 잊힌다고도 말할 수 없다. 어느 쪽이 좋을지는 모른다.

그때부터 내 학교생활은 별개로 글러 먹었던 것이다. 담임의 전화를 그렇게 열심히 무시하고 함께 있으려 거짓말을 얼마나 해댔는지. 같이 세 시간 있다가 헤어져서 학교로 돌아오니 한 시 다 되어갈 즈음이었다. 문이 잠겨 친구 도움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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