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

랜덤 (Random), 무작위 선택. 당신은 차를 마시고 있다. 조용한 카페에 있다. 갑자기 모자를 깊숙이 눌러쓴 사람이 당신 앞에 앉으며 말을 건다.
"당신은 선택되었소."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당신을 무시하는 듯 말을 이어간다.
"당신은 이 게임에 참여할 기회를 가지게 되었소. 말이 기회이지, 당신에게 이것은 권리가 아니오."
당신은 우물쭈물하며 말을 건다.
"갑자기 무슨 말씀이세.."
그 사람은 당신의 말을 끊고 자기 생각을 펼쳐나간다.
"당신은 의무적으로 이를 해야 하오."
당신은 의무 앞에서 선택할 수 있다. 지금 다 마시지 못한 차를 두고 여길 뛰쳐나갈 수도 있지만 참여할 수 있다. 당신은 차가 아깝다는 핑계로 참여하기로 한다. 절대 분위기에 압도당한 것이 아니다.
"나는 카드 두 장을 가지고 있소. 당신이 지금 보듯이 한 면의 모양은 같고 한 면의 모양은 이렇게... 보이는 대로 각각 다이아 에이스와 클로버 에이스인 걸 알 수 있소. 나는 당신이 보는 앞에서 겨우 두 장의 카드를 섞을 것이오."
그 사람은 '겨우'라는 말에 더 힘을 줘서 말한 것 같다.
"당신은 이 두 카드 중 하나를 골라야 하오. 물론 고르지 않을 수도 있소. 당신이 고르고 남은 카드는 내가 가지겠소. 아, 당신이 선택함에 따라 내 선택은 독립적이지 않은 것이 되므로 내가 고르는 것은 의미가 없기도 하오. 나는 카드를 뒤집고 섞을 것이오. 만약 당신이 다이아 에이스를 맞히면 당신이 이기는 것이오. 굳이 내가 다이아 에이스인 걸 확인하게 해준다면 내가 이기는 것이오."
당신은 이기면 어떻게 되는지 당신이 참여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물었다. 당신은 의무라고 하며 고르지 않을 기회를 준 것을 의아하게 생각한다.
"그건 해보면 알게 되겠지."
상대는 웃음을 머금으며 말한다. 묘하다. 당신은 차를 다 마시지 못했으므로 하기로 한다. 카드를 섞는다. 왜인지 알 수 없지만, 당신은 온 정신을 카드에 집중한다.

설마 이기면 좋은 일이 일어나겠지, 분명 이기면 긍정적인 일이 일어나는 것은 필연적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더러 있잖아? 내가 이런 상황에 빠진 것도 잘 일어나지 않는 일 아닌가? 난 어떻게 해야 하지? 잠시 다이아 에이스를 가진 사람이 무조건 이기는 거면 상대가 날 속여서 다이아 에이스를 두 장 가질 수도 있지 않은가? 섞기 시작할 때부터 두 장이면 확률은 같지만 섞은 후 바꾸면 어떻게 하지?

결론은 내려졌다. 이건 당신이 100% 불리한 것이었다.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당신은 차를 다 마시지 못했으므로 여전히 깊은 고민에 빠진다. 아차, 고민하느라 동체시력이 카드를 따라가지 못했다. 단지 이 상대가 사이코패스 같은 부류이거나 카드게임을 좋아하는 외향적인 사람일 수도 있는데 괜히 분위기 때문에 이상한 고민만 하게 된 건 아닐까? 어찌 되었든 당신은 하나를 골라야 한다. 어떤 것을 고를까? 온몸에선 땀이 흐르고 머릿속은 복잡하기만 하다.

당신은 어떤 카드를 고를 것인가? 뻔뻔한 상대는 자신 앞에 한 개를, 당신 앞에 한 개의 카드를 배분한다. 당신에게 선택권을 먼저 주었음에도 선공을 한 것임이 틀림없다. 자 상대는 당신을 독촉한다. 당신에겐 시간이 없다.

그리고 당신은 결국 한 카드를 골랐다.

당신은 어떻게 골랐는가? 눈을 감고 자연스레 차를 마신 뒤 찻잔이 놓아진 위치에 의지한 것인가? 당신은 운이나 습관에 의지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신은 그것을 랜덤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rand()함수 또한 정확한 랜덤은 아니다. srand()또한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효과적인 무작위 value를 가지기 위해 srand(rand())처럼 중첩하거나 rand()를 반복하거나 srand(time(NULL))을 사용하기도 한다. 사람이라고 크게 다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