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2015. 1. 19. 16:21

일본 여행 0115 (10) : 04일 - 아라시야마 (1)

※ 2015년 1월 일본 여행에 관한 글들은 여기에 모여 목차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호텔 MyStays 교토 시죠 (ホテルマイステイズ 京都四条) → 텐류지 (天龍寺) → 渡月橋 (토게츠교)


오늘 아침 밥은 돌을 먹었다. 결코 밥알 사이에 돌맹이가 섞여져 있던 게 아니라, 어제 편의점에서 산 간단한 아침이 너무 차가워서 마치 돌을 씹는 느낌이 들었다는 말이다. 크흑.


안에 돈 넣는 곳이랑 벨(!!!)도 있다. 종점까지 가는 경우 개찰구에 찍으면 되니까 애써 차 안의 거기에 카드를 넣었다 뺐다 하지 말자.


그리고 시죠오오미야역 (四条大宮駅, A01)에서 케이후쿠 전철 (京福電気鉄道)[각주:1]의 란덴 아라시야마 본선 (嵐電 嵐山本線)을 타서 아라시야마역 (嵐山駅, A14)에 내렸다. 열차 디자인이 장난감 같았다. 근데 성능도 장난감. 소음이 엄청 크고 노면전차라 속도도 느리다. 일반인도 느리다고 했는데 제한 속도가 40 km/h인데다 역간 간격이 무척 짧아서 더욱 그렇게 느껴질 것이다.


아라시야마역에 내려 개찰구에 ICOCA (이코카)를 찍고 나오면 바로 앞에 텐류지가 보인다. 이곳이 정말 교토스러워서 '정말 일본이구나.'라 절로 말이 나온다. 텐류지 입장은 500엔. 세계유산급 입장료다, 맞긴 하지만. 관광객들은 많았다. 안이야 뭐 예뻤다. 설명하기 귀찮으니 사진을 첨부하도록 하자.


뒤에 많은 대나무가 보이는가?


아주 마음이 편해지는 곳이다. 텐류지는 그렇게 넓은 곳이라 보긴 힘들며 그나마도 500엔은 정원에 해당하는 것이지 그걸 내고 건물 안에 들어가는 건 안 되는 것 같다. -_- 건물 위에 올라가 있는 사람들은 따로 돈을 더 낸 사람이다. 그래서 다다미를 밟아보지 못했다.



이끼 장인


정원이라고 하면 약간 양놈들 단어 느낌이 나는데 한국에서 정원이란 게 상당히 드물고 접해볼 기회조차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에 준하는 느낌의 식물들이 생각난다. 꽃이라든가? 근데 일본의 정원은 그 기대를 깬다. 안 좋은 의미는 아니고 색다르다 정도로 적을까. 이끼를 심(...)는데 그게 무척 인공적인 맛이 있다. 아니나 다를까, 위처럼 하나하나 다듬고 있었다.


텐류지 순로를 따라가다 보면 끝이 치쿠린으로 이어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우리는 그냥 배가 고파 나왔다. 밥을 먹은 곳은 본본 (梵梵)이란 우동집. 아라시야마에서 뭘 먹을지 친구가 생각해오질 않아서 (...) 걍 돌아다니다 그나마 가장 싼 곳에 들어가서 먹었다. 저 한자는 사실 처음 보는 거라 처음에 뭐라고 읽어야 할지 몰랐는데 찾아보니 불교불교한 그런 말이었다.


맛있었는데 처음에 아주 조금 짠 느낌이 느껴졌었다. 그렇긴 한데 800엔은 너무 비싸지 않냐.. 근방에서 가장 싼 곳이라 믿고 있지만.[각주:2]


밥을 먹고 근처에 있는 토게츠교 (渡月橋)를 보러 가기로 했다. 아라시야마의 상징이라고 불리는 그냥 다리다. 그런데.


가게 이름은 新八茶屋인 듯하다.


다리가 코앞인데 무슨 가게에 마도카가 있는 것이 아닌가? 저 일러스트를 보고 이 글이 생각났는데, 정확히는 교토 국제 만화/아니메 페어 (京都国際マンガ・アニメフェア) 일명 교토마후 (京まふ)에 대해 찾아보다 알게 된 것이다. 여기를 눌러서 림을 확인해보면 똑같은 걸 알 수 있다. 언제부턴가 계속 쇼고인 야츠하시 총본점 (聖護院八ッ橋総本店)이랑 제휴해서 만들어내고 있는 듯하다.


흠흠, 암튼 저걸 보니 저 가게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 가게 주인인 듯 보이는 두 사람이 계속 기간 한정 판매라고 하던데 내가 알기론 기간 한정과는 생긴 게 좀 다른 것 같았는데…. 근데 본 이상 안 살 수가 있나요? 그냥 샀습니다. 어차피 배경 일러만 바꿔서 돌려먹기하는데 좀 다른 거 사서 뭐해! 있지도 않고 말이여.



이상했던 건 분명 덕덕한 곳[각주:3]에서만 판다고 하던데 길가에서 팔고 있다는 점이었다만 뭐 어때 (...). 이나리, 콩콩, 사랑의 첫걸음 상품도, 미쿠도 있었고 거대 마도카도 있었다. 그리고 내가 언뜻 본 글에서 마도카는 너무 단 맛이 나니 어둠의 다크한 호무라 맛을 사라는 조언이 담겨있던 것이 생각났다. 지금 생각하면 그 글이 어디서 언제 본 건지 기억도 안 나고 단순히 뇌가 왜곡한 건가 싶지만.


맨날 낙동강 녹조 파티만 보고 살다가 깨끗한 강 보니 새로웠다.


야츠하시를 사고 잠시 멍하게 있다가 본분을 깨닫고 호텔 가서 뜯어보기로 한 뒤 다시 토케츠교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내가 이렇게 가고 싶어했던 것을 상기하면 분명 무슨 애니 성지거나 건축학적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이었을 텐데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좀 걸어서 교토 아라시야마 오르골 박물관 (京都嵐山オルゴール博物館)을 지나쳤다. 건물은 작은데 예뻤다. 꿈 속에서 동심에 빠져들 것 같은 귀엽고 동화 같은 디자인이었다.


Keyword : 暁美ほむら, Animate.


  1. 케이후쿠 전철 자체는 케이한 (京阪電気鉄道)의 자회사이기도 하다. [본문으로]
  2. 믿음에 머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둘러본지 10분도 안 되어서 들어간 곳. (...) [본문으로]
  3. ex : 아니메이트 (アニメイト), 교토국제만화박물관 (京都国際マンガミュージアム) 등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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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TAL 3.141592653589 TODAY 2.718281845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