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2015. 1. 20. 00:24

일본 여행 0115 (11) : 04일 - 아라시야마 (2)

※ 2015년 1월 일본 여행에 관한 글들은 여기에 모여 목차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호텔 MyStays 교토 시죠 (ホテルマイステイズ 京都四条) → 텐류지 (天龍寺) → 토게츠교 (渡月橋) → 노노미야 신사 (野宮神社) → 치쿠린 (嵯峨野竹林) → 교토오르골동 (京都オルゴール堂)



はつゆきさくら OST인 유리의 눈동자 (ガラスの瞳)가 배경음악으로 깔릴 법한 교토 아라시야마 오르골 박물관 (京都嵐山オルゴール博物館) 바로 앞엔 철길이 있다. 양 옆 길이 모두 집인 철길은 처음 보는데 그 철길 위에 서본 것은 당연히 처음이다. 이렇게 교토 느낌이 젖어 열차[각주:1] 하나 오길 기다리려 했지만 눈치가 보여 그냥 쭉 걸어갔다.



거기서 왼쪽으로 돌아 계속 걸어가면 아무것도 안 나오고 하염없이 더 많이 걸어야 한다. 그러다 대나무 사잇길로 들어가면 노노미야 신사 (野宮神社)가 바로 보인다.


노노미야..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름 정말 대충 지은 것 같다. '미야'랑 '노'는 무척 흔한 글자 둘인데.


노노미야 신사에 뭔가를 보러 온 게 아니고 지나가는 길에 들른 것이었으니 오래 머물지 않았다. 생각해 보니 사랑을 이루어주는 그런 테마의 신사라고 하던데 거기 있을 때는 떠올리지 못했다. 이거 적으면서 생각이 났는데 토게츠교 간 이유는 다른 게 아니라 한큐 역 가는 길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였다. (...)


여기서도 역시 오미쿠지 (おみくじ)를 뽑았는데 친구는 또 길, 나는 또 대길(;;)이 걸렸다. ㅈ..좋긴 하네욤! #애써_태연 그렇게 기쁨을 열심히 감추고 치쿠린을 걸어갔다.



치쿠린엔 인력거가 많다. 다들 편하게 타고 다니는데 지갑 사정도 편안할지는 의심스럽다. 가난한 자유여행객은 부러운 눈으로 인력거를 바라볼 뿐이다. 정말 그렇게 돈이 없어 보인 건지 인력비행기 조종사들이 '타시겠어요?' 한 마디를 하지 않더라. ㅋㅋㅋ


치쿠린에서 오코치산장 (大河内山荘)으로 가는 길은 적적하다. 그래서 철길 사진을 올렸습니다.


오코치 산장에 다다르자 갑자기 입장료가 생각났다. 1,000엔.. 그리고 둘은 발길을 돌렸다. (???) 적는 현 시점에서 이야기하자면 꽤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자평할 수 있다. 다음에 가보면 되지, 뭐. 우리는 산장 정원으로 왔던 길 대신 다른 길로 돌아가기로 했다.


시골 같은 이 동네는 마을이 정원인지 누군가가 나무를 다 손질해놨다.


아래는 근처 외딴 놀이터에서 찍은 스냅 무비. 그냥 바람 많이 불길래 (...).



2시가 넘었다. 예정보다는 훨씬 훨씬 이르지만 우리는 며칠간 여행에서 얻은 경험에서 일정은 짠 것보다 수월하게 끝난다는 것을 터득했다. -_- 거기다 오늘은 오코치 산장 정원을 건너뛰었으니 더욱 이르다. 다시 걸어서 토게츠교를 건넌다. 갔던 길과 돌아오는 길을 다르게 하는 것의 묘미, 그 가치는 충분하다. 근데 걷다가 눈에 들어온 무슨 오르골 상점.


그리 크진 않았는데 오르골이 워낙 작으니 상품은 많았다. 가보면 알겠지만 돌려보는 게 증말 흥미로워서 시간 가는 줄 모를 거다.



누구나 한 번쯤은 관심을 가질 법한 곡인 라벨 (Maurice Ravel)의 Boléro도 있어서 그거랑 마루 밑 아리에티 (이하 아리에티) 수동 (...) 오르골을 샀다. 친구는 'いつも何度でも'를 샀다. '볼레로'랑 '언제나 몇 번이라도'는 오리지날이니 별 관계없지만 아리에티 수동 오르골 이건 찾아보니 세키구치 (Sekiguchi) 정품이라 한국에서 구하려면 거의 세 배 가격에 달할 정도로 비쌌다. 근데 저건 내가 쓸 거니까 안 될 거야. 그리고 교토오르골동에서 팔던 아리에티 수동 오르골은 내가 산 게 최후의 한 개였다. ㅋ


샵 2층에서 찍은 사진. 2층은 직접 만드는 곳이다.


6300계 한큐 아라시야마선 모든 정거장 서는 거.


그렇게 오르골 세 개 사고 아라시야마역 (阪急嵐山駅, HK98)에서 아라시야마선 (嵐山線)을 타고 즈라역[각주:2] 카츠라역 (阪急桂駅, HK81)에서 교토본선 (京都本線)으로 갈아탄 뒤 카라스마역 (阪急烏丸駅, HK85)에 내려 잠시 호텔에 들렀다.


이야기를 끝내기 전 한큐에 집착한 이유를 잠시 설명하도록 하자. 한큐는 JR 니시니혼 (JR西日本)을 제외하고 제일 잘나가는 사철 중 하나인데 돈이 풍족하여 한신을 처먹은 바가 있다. 뿐만 아니라 휘하에 여러 자회사를 설립하였는데 그중 하나가 일부 애니메이션을 배급하는 토호주식회사이다. 토호주식회사 (東宝株式会社)는 명탐정 코난 극장판 1기 시한장치의 마천루 (名探偵コナン 1期 時計じかけの摩天楼)부터 현재까지 줄곧 배급해온 곳이기도 하다. ^^


Keyword : Bolero, 借りぐらしのアリエッティ.


  1. 아마 토롯코가 아닐까? [본문으로]
  2. 한자도 같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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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TAL 3.141592653589 TODAY 2.718281845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