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2015. 1. 22. 00:21

일본 여행 0115 (18) : 06일 - 오미쿠지

※ 2015년 1월 일본 여행에 관한 글들은 여기에 모여 목차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호텔 MyStays 교토 시죠 (ホテルマイステイズ 京都四条) → 후시미이나리타이샤 (伏見稲荷大社) → 토지 (東寺) → 히가시혼간지 (東本願寺) → 니시혼간지 (西本願寺)


어제 먹은 거.


오늘은 체크 아웃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짐이 생긴다. 키 두 개 2층에 주니 그걸로 체크 아웃 완료. 우리는 지하철 (京都市営地下鉄 烏丸線)을 타 교토역에 내려서 다시 코인라커를 이용했다. 그런데 700엔 짜리에 내 캐리어가 다 안 들어가는 게 아닌가. 절망하며 더 큰 코인라커를 찾으러 가려는데 친구가 무력으로 넣어 코인라커찡은 내 돈을 더 빼앗을 수 없었다!


친구는 동전이 부족해 자판기에서 물을 (...) 뽑아 마셨다. 왜 동전 교환기를 안 썼냐고? 없더라.



우리가 탄 열차는 '보통'이지만 예전 국철 시절 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기분은 보통이 아니었다. ^-^ 보통 아니면 이나리도 바로 못가서 이걸 탄 게 아니라 그냥 오는 거 탔을 뿐이다. 어쨌든 이나리역 (JR稲荷駅)에 도착. 이나리역에 내리니 바로 앞이 후시미이나리타이샤 (伏見稲荷大社)였다.


이 사진을 보니 난 사진을 참 못 찍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밖에.


이슬람을 제외한 종교에 일말의 관심이 없기 때문에 여기에 온 목적은 단 하나다.


바로 센본도리이 (千本鳥居)를 보기 위해서. #이거_아니야


사진 올리다 안 건데 아이폰 카메라 기본 앱 노출 보정이 되는 걸 여행 중에서야 알게 되었다. 시텐노지 (四天王寺) 안에서 터치를 잘못했는데 우연찮게 발견할 수 있었다.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카메라 내 화면을 터치해서 초점과 함께 태양 아이콘이 생기면 그걸 위 아래로 조작하면 된다. 어때요, 참 쉽죠?


여기도 일단은 신사니까 오미쿠지 (おみくじ)가 있었는데 어제 오미쿠지를 뽑지 못한[각주:1] 친구는 여기서 무려 정돌정돌한 가격에 뽑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여태 봐온 오미쿠지 판매책엔 세 가지가 있는데 먼저 가장 많았던 건 무인 판매 방식 중 하나인데 돈은 자발적으로 함에 넣으면 되고 종이를 가져가면 된다. 두 번째는 뽑기 함을 흔들어 나무 막대 하나를 뽑아 번호를 본 뒤 돈을 창구에 있는 판매원에게 주며 번호를 알려주면 그 사람이 번호에 해당하는 종이를 주는 식이다. 마지막으로 자동판매기 (...)가 있는데 기억상으로 금각사 (金閣寺)에서 본 것 같다. 돈은 자발적으로 함에 넣되 뽑기 함이 있는 곳도 있다고 한다.


친구가 200엔을 내고 뽑은 오미쿠지엔 스에다이키치 (末大吉)라는 애매모호하고 불분명해서 도저히 좋은지 안 좋은지 알 수 없는 게 적혀 있었다. 그래서 검색을 해봤다. 아니나 다를까! 저 검색어를 치면 뒤에 의미 (意味)가 자동입력되더라. 근데 봐도 혼란만 가중될 뿐이었다.


일례로 Yahoo!의 한 답변에선 「伏見稲荷のおみくじは曖昧な表現が多いので有名だそうです。」라며 날 충격에 빠뜨렸다. 거기다 중길 (中吉)과 길 (吉) 중 어떤 게 높은지 묻는 글도 있어 의문만 늘어갔다. 어떤 블로그에선 '大吉、中吉、小吉、吉、半吉、末吉、末小吉、凶、小凶、半凶、末凶、大凶'라고 하던데 대대흉 (大大凶) 같은 것도 존재한다고 한다. 실제로 후시미이나리타이샤엔 대대길 (大大吉)가 존재하는 건 확인되었다고.


어떤 곳에선 대길보단 밑이고 길보단 위라고 하지만 이 사람 말에 따르면 나중에는 대길이 된다는 뜻이라고 한다. 우리는 인터넷만 믿긴 그래서 옆에 있는 아저씨한테 물어봤다. 아저씨는 무척 좋은 거라며 친절히 설명해주셨다. ㅋㅋ


어째 이곳은 다른 의미의 성지 순례자들만 온 것 같다.


이제 일반인스러운 이야기는 그만하고 이나리 신사의 베일을 벗겨보자. 이나리타이샤는 이나리, 콩콩, 사랑의 첫걸음의 배경이다. 그래서 위 사진엔 다 여기 나오는 캐릭터들로 도배되어 있다. 아쉽게도 콜라보 같은 건 우리가 갔을 때 하지 않고 있었다.


우린 산 정상을 돌지 않았지만 본 토리이만 족히 천 개가 넘을 것이다.



길이라는 특성 때문에 토리이에 압도당하는 일 같은 건 없었지만 기분이 좋았다. 마음이 편해지는 느낌?



돌아가는 길에 혹시나 해서 둘러봤는데 진짜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더 많은 것을 텐류지 (天龍寺)에서 보고 왔으니.


날씨가 아주 좋아 행복.


평범한 상대식 승강장인 이나리역.


우리는 교토역까지 간 뒤 걸어서 토지 (東寺)까지 갔다. 근데 입구를 잘못 들었는지 화개장터 같은 느낌의 장소로 변모해 있었다.



우리는 멀리 보이는 토지의 모습만 감상하고 - 친구는 타코야끼를 먹고 - 교토역으로 다시 돌아가 밥을 먹기로 했다. 친구가 이번에 찾은 음식점은 쿄 스이신 (京すいしん)이라는 곳. 우리는 스이신으로 알고 갔는데 어떤 게 진짜 이름인지는 모르겠다.


친구가 밥을 먹을 동안 나는 토지에서 걸어오다 본 서점과 찾아놓은 소프맙을 가보기로 했다. 물론 길가다가 편의점 있으면 빵도 하나 사먹어야지. 배 고파. 근데 서점을 다시 찾아가니 영 작았고! 소프맙 건물로 분명 갔는데 소프맙은 대체 어디갔는지 층별 안내도에 없었다. 그래서 빌어먹을 빵만 가지고 다시 스이신으로 돌아왔다.


친구는 아직 밥을 다 안 먹었었기에 좀 기다리다 같이 히가시혼간지 (東本願寺)로 갔다. 어차피 가까이 있고 거기를 돌아 니시혼간지 (西本願寺)로 가면 되기 때문에. 그리고 그렇게 가면 혼간지 전도원 (本願寺伝道院) 모습도 볼 수 있기 때문에 헤헷.


그리고 갔는데,



공사 중이었다. 히가시혼간지에 들어갈 수 없었다. 외국인 한 명도 같은 신세인 듯했다. 그래도 이 서양인 눈에는 사찰이 특이해보이겠지. 경주와 역사책으로 단련되었고 중세 양식에 관심없는 내겐 그게 그거였고 가장자리를 뻘뻘 돌아갈 뿐이었다.


내가 산 아무 맛도 나지 않는 바게트 빵을 조금씩 떼어 절을 둘러싸고 있는 연못에 있는 물고기들에게 던져 주며 심심함을 달랬다. 근데 반응이 꽤 좋았다. 던지니까 비둘기 놈들도 튀어오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놀다 보니 혼간지 전도원을 잊고 니시혼간지에 도착했다.


두 사진이 똑같다고 착각할지도 모른다. 내 탓이다.


지금 글을 쓰면서 깨달은 건데 여기 안에 연못도 있네? 우리는 그것도 못 봤는데 "와~이 여기 넓구나~~"하고 나왔는데, 흑흑. 니시혼간지는 별로 특별하다고 할 게 없었다고 생각하며 나갈 생각을 하는데 정말 특별한 걸 봤다.



아쉽게도 앞쪽엔 친구 목소리 뒷쪽엔 모습이 나와 잘랐다. ㅠ 2시길래 2번 치나 싶었는데 장엄한 연주로 우릴 놀래켰다. 그랬다, 이땐 2시였다. 우리 비행기는 7시 이륙이었고 5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타임어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Keyword : いなり、こんこん、恋いろは。, ソフマップ, Sofmap.


  1. 뽑긴 했는데 그건 연애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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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TAL 3.141592653589 TODAY 2.718281845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