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2015. 1. 22. 01:25

일본 여행 0115 (19) : 06일 - 타임어택 (1)

※ 2015년 1월 일본 여행에 관한 글들은 여기에 모여 목차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호텔 MyStays 교토 시죠 (ホテルマイステイズ 京都四条) → 후시미이나리타이샤 (伏見稲荷大社) → 토지 (東寺) → 히가시혼간지 (東本願寺) → 니시혼간지 (西本願寺) → AEON Mall (イオンモールKYOTO) → 오오가키 서점 (大垣書店 京都駅前店) → 소프맙 (ソフマップ イオンモール店) → KIX 제1 터미널



호리카와도오리 (堀川通)를 쭉 걸어내려오다 찍은 기관사 아저씨. JR 소속이었다. 이렇게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기관사가 꽤 많았는데 그 이유가 좀 궁금하긴 하다. 참고로 호리카와도오리의 '호리'는 당연히 그.. 검색하다가 알게 된 거다.


아, 내려오기 전에 시간이 너무 남길래 친구가 덕질할 곳이나 찾아보라고 하던데 ㅋㅋ 이것은 엄청난 배려가 아닌가. 그래서 빠르게 소프맙을 구글맵스에서 돌렸다. 그리고 AEON Mall이란 곳에 있길래 거기로 내려간 것이다.


WAON. 왕왕!!


AEON Mall엔 쉽게 도착했다. 근데 생각해보니 아까 친구가 밥먹을 때 내가 찾던 곳은 이곳이 아니던가. 아, 물론 내가 온 건물은 이곳이 아니었다! 맞나? 기억도 잘 나지 않지만 아닌 것 같다. 다른 건물 가서 찾고 있었다니... 흑흑. 일단 우리가 먼저 들른 곳은 서점. 이름은 오오가키 서점[각주:1]이라고 적혀있었다.


여기서도 아라이 케이이치 (あらゐけいいち)를 검색해 일상 관련 책을 뒤졌는데 일상의 여름방학 (日常の夏休み)랑 둘이서 축구 (ふたりサッカー)라는 괴랄한 책을 발견했다. 아쉽게도 후자는 2권밖에 없었다. 그리고 책 표지에는 영어로 futari football 2라고 되어 있어서 football인지 soccer인지 쉽게 마음을 정하지 못했던 작가의 정신세계 사실은 편집부 농땡이 가 돋보인다. 다음에서 둘이서 축구 이 책 검색하면 아무것도 안 뜬다. (...)



뭐 이건 고민없이 바로 샀다. 그리고 친구는 옷이랑 신발을 산다고 고를 동안 나는 일상의 여름방학을 좀 읽었다. 그래도 소프맙에 가보기 위해 왔는데 소프맙을 가봐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친구는 다른 아울렛을 좀 더 돌기로 하고 나는 소프맙에 가기로 했다. 나는 처음이니까 솔직히 좀 흥분했다. 근데 이게 뭐냐? 들어가니까 전자기기를 팔잖아. ??? 뭐지 이건. 좀 더 들어가니 덕덕한 것들이 있었다. 그제야 아키하바라 (秋葉原)와 덴덴타운 (でんでんタウン)이 왜 덕덕하게 변한 건지 깨달았다. 그러고 보니 오사카 (大阪市)에서 본 비쿠카메라 (ビックカメラ) 몇 층인가엔 소프맙이 적혀 있었던 것 같다.


넓진 않았지만 넋 나간 듯 둘러봤다. 일상 피규어를 찾아봤다. 없었다. 그래서 재테크나 하자는 마음에 한국에서 비싼 걸 검색하고 있었다. 그때 친구가 왔다. 친구 역시 재테크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친구는 잘 알아보지도 않고 미쿠 두 세트를 집어들었다! 엄청나닷. 나는 마도카 넨도로이드 하나랑 이치방쿠지 (一番くじ) 마도카 A상을 샀다. 두 개 합쳐서 대략 5만 원에 샀으니 손해는 아닌 듯. 근데 지금 확인해보니 크게 이득보긴 힘들 것 같다.


이제 교토역 (JR京都駅)으로 돌아갈 시간. 짐을 찾아 하루카 (JRはるか)를 탔다. 근데 무언가 이상했다.


1033M 하루카.


16:45 교토발 (京都発)을 탔는데 안내방송이 말하길, 18시 20분에 도착한다는 것이다. 뭐라는 거야?


하루카 시간표


분명 18시 7분에 도착해야 하는데. 사실 하루카가 80분대에 교토역에서 KIX 제1 터미널까지 주파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불안 속에 안심을 믿으며 겨우 평정을 유지했는데 20분이라니 내가 잘못 들은 줄 알았다. 그때 생각이 들었다. '휴일 시간표를 본 거 아냐..?' 망할 그 생각은 맞아떨어졌고 평일엔 13분 느리게 도착한다는 걸 인터넷 시간표를 보고 크로스체킹했다.


이런 위급한 상황에 친구는 잔다고 했고 곧 잠이 들었다. (...) 그리고 좀 이따 일어나선 옆에 아이가 시끄럽게 떠들어 제대로 잠을 잘 수 없다고까지..! (...) 그렇게 잠을 잘 이룰 수 없을 때 나는 도쿄행 (東京行) 비행기를 놓치지 않기 위한 방법을 강구했다. 우리는 APJ 국내선을 이용해서 NRT로 가기 때문에 제1 터미널에서 제2 터미널까지 가는 시간도 필요하다. 제1 터미널에서 제2 터미널까지 움직일 수 있는 수단에는 난카이 셔틀버스와 택시가 있을 것이다.



하루카 의자가 돌아가는 걸 찍었다. 이런 거 찍을 만큼 방송 듣기 전까진 여유가 있었다.


사실 택시는 내 바람이었다. 셔틀버스는 편도 10분이라니 도저히 시간에 맞출 수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KIX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니 택시 정류장이 있었고 그중 3번이라고 지칭된 곳은 근거리용이어서 어쩌면 제2 터미널까지 운행할지도 모르는 것이었다. 택시는 말이 택시지 가격은 비행기였지만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도쿄를 못 가면 어떻게 하지. 방법이 없었다. 친구는 아직 자고 있다. 칸사이국제공항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머리를 열심히 짜내어 봤지만 도쿄를 못 가면 그냥 망하는 것이었다. 다른 방도가 없다. 그런 경우는 상정해두지 않았다.


고속버스로 가야 하나? 신칸센? 아니 그건 너무 비싸더라고. 그럼 도쿄 일정을 포기할 거야? 아, 그럼 돈이 아까운데. 뭐 이미 피치 국내선 예약은 터졌잖아. 아 그래도 호텔이 있는데. 그 호텔은 현장 결제잖아. 여행의 가장 중요한 목적지는 도쿄에 있어. ……. 도쿄에 가야 해. 근데 방법이 없잖아.


아무리 생각해도 비행기를 타야 했다. 타지 못한 경우는 끔찍해서 더는 머릿속에 그런 걸 채워둘 수 없었다. 택시 회사에 전화할까. 그러진 않기로 했다. 18시 20분에 도착하는데 체크인을 하려면 35분까지 가야 했다. 다행이다. APJ는 KIX 국내선에 한해 30분이 아닌 25분 전까지 체크인하도록 규정했다. 어찌 되었든 우리는 내리자마자 캐리어를 들고 달려야 한다. 달리기로 했다. 달려야만 하는데 달려도 안 될 수 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달릴 수밖에 없다;;


KIX 도착하기 15분 전쯤 친구를 깨웠고[각주:2] 5분 전엔 캐리어를 꺼내 뛸 준비를 했다.


18:20. 문이 열리고 뛰었다. 에스컬레이터도 뛰어 올라갔다. 우리 앞에 뛰는 사람이 하나 더 보였다. 같은 처지인가. 올라오니 이곳은 첫날 난카이 타러 갈 때 그 개찰구 바로 옆이었다. 우리는 지체 없이 역 건물에서 나와 제1 터미널 건물로 향했다. 그리고 1층으로 내려와 나오니,


빌어먹을 택시 정류장은 여기가 아니었다. 허망하게 버스만 서 있었다. 우리는 버스를 무시하고 불빛이 있는 쪽으로 무작정 뛰었다. 얼마 뛰지 않았는데 그건 택시가 아니었다. ㅋㅋㅋㅋ 시벌 모든 게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망했다는 느낌과 혹시 몰라 터미널엔 가보자는 기분이 겹쳐져 혼란스러움이 더 커졌다. 있던 버스는 갔고 다시 버스가 한 대 왔다. 일단 타기로 했다.


그때가 27분이었다. 버스는 28분에 출발했다. 나는 혹시 몰라서 32분 혹은 33분에 도착하면 캐리어 두고 뛴다고 친구한테 전했다. 이미 기차에서 바코드만 확대해놓은 걸 스크린샷으로 찍어놨으니 얼마 걸리지 않을 것이다. 사실 이것도 좀 두려웠다. 얼마가 걸릴지 몰랐기 때문에. 한국에선 직원이 다 해줬는데 일본 내에선 바코드 인식 기계로 직접 해야 한다. 근데 얼마 지나지 않아 버스가 도착한다는 안내 방송을 하는 것이었다. 그때가 32분이었다. 대체 이건 뭐지. 운명의 장난인가.


33분, 도착했다. 나는 그냥 들고 뛴다고 말했다. 나는 30 kg를 들고 그렇게 빨리 뛸 수 있는지 몰랐다. 근데 내가 캡처해둔 바코드 어디 갔어!!! 못 찾고 다시 GoodReader 4를 켜서 확대해서 인식시켰다. 바코드 인식하는 기계는 간단했고 영수증처럼 허접하게 생긴 표는 빠르게 나왔다. 뽑으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바로 정면이 국내선 체크인 장소인 것 같았다.


헉헉거리면서 들어가는 곳에 있는 직원한테 표를 보여주며 말했다. "間に合わなかったんですか、時間は大丈夫なんですか" ("시간 맞춰 온 거 맞죠? 맞다고 해주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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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 한자를 알게 된 경위는 아라가키 유이 (新垣結衣) 때문이다. '小さな恋のうた' 듣다가 알게 되었다. [본문으로]
  2. 내가 깨우려 했는데 정확히 말하면 토토로 노래 부르면서 시끄럽게 하던 그 아이가 깨운 듯하다. (...)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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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TAL 3.141592653589 TODAY 2.718281845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