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2015. 1. 22. 02:09

일본 여행 0115 (20) : 06일 - 타임어택 (2)

※ 2015년 1월 일본 여행에 관한 글들은 여기에 모여 목차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오늘의 루트 예상


호텔 MyStays 교토 시죠 (ホテルマイステイズ 京都四条) → 후시미이나리타이샤 (伏見稲荷大社) → 토지 (東寺) → 히가시혼간지 (東本願寺) → 니시혼간지 (西本願寺) → AEON Mall (イオンモールKYOTO) → 오오가키 서점 (大垣書店 京都駅前店) → 소프맙 (ソフマップ イオンモール店) → KIX 제1 터미널 → KIX 제2 터미널 → NRT 제1 터미널 → 호텔 산타가스 우에노점 (ホテルサンターガス上野店)


소프맙에서 산 것들.


지난 이야기를 꼭 읽어보고 이걸 읽자.


직원이 말했다. "괜찮아요. 저쪽으로 들어가세요." 와와와와와와와. 우린 성공한 것이다. 근데 맡기는 동안 35분이 지나면 어떻게 되는가. 위탁수하물을 맡기면서 다시 물어봤다. 근데 아주 웃긴 일이 아닌가.


"비행기가 연착됐어요. 19시 20분에 출발해요."


뭐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것은 정말 여행 동안 행운의 여신이 내 목을 끌어안고 있는 것인가. 혹시 늦을까 배려해주신 행운의 여신께 속으로 20번 감사를 드린 뒤 친구한테 알렸다. 연착이라고. 이 상황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ㅋ


잠시 다른 이야기를 하자. 2014년 12월 23일, 나랑 같이 가는 친구A말고 큐슈 (九州) 쪽에서 오사카 (大阪市)로 오는 루트로 여행하는 친구B와 친구C가 신칸센 예약을 했다.



예약은 일본어를 그나마 할 줄 아는 친구가 있어 간단히 된 듯했다. 딱 한 가지 문제만 빼면.



예약일이 틀렸다. (...) 왜인지는 몰라도 내가 22일이 아니냐 지적했고 불운하게도 그게 맞았다. 이들은 21일에 예약했다. 그리고 비회원 예약 취소 혹은 변경은 전화 이외엔 불가능하다는 청천벽력의 사실이 그들을 덮쳤다. 친구B와 친구C는 전화를 할 정도의 일본어는 몰랐던 것 같다. 처음은 호텔을 취소할까부터 논했다.


그 순간 나는 커피포트에 진짜 커피를 넣고 끓이고 있었는데 그게 그대로 터져버렸다. 빌어먹을 커피는 유리 밑으로 들어갔고 난장판이 되었다. 하필 몇 주 전에 라면을 책상 유리 위에 그대로 올려놓고 먹다 유리에 금이 갔는데 커피를 닦으려 유리를 들다 아예 산산조각이 났다. 시벌ㅋ 이런 개판이었기 때문에 나는 도움을 줄 수가 없었다.


좀 치우고 나니 우리는 예약을 제대로 한 것인가 걱정이 밀려왔다. 그래서 다시 확인하기로 했다. 나는 예약해둔 것을 다 살펴보았고 괜찮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아무 말이 없길래 다 끝난 걸로 생각하고 있었다.


근데 12월 31일 갑자기 친구C가 연락이 와서 취소를 해달라는 것이다. 그래서 06-4960-9866에 전화를 했다. 일본인과 통화하는 건 처음인데 ㅋ 두근두근. 직원은 친절했고 나는 혹시 변경이 되나 물었다. 된다길래 친구C에게 카드 번호랑 유효기간을 물어 2015년 1월 22일 9시 29분 출발편으로 변경해달라고 했다. 조금 기다리라 하더니 직원이 카드에 돈이 없어서 튕겼다고 ㅠㅠ 하더라.


그러면 취소라도 해달라고 부탁했더니 JR에서 카드사에 연결하는 토큰이 만료되었는지 다시 전화해달라고 해서 첫 번째 전화는 별 소득없이 끝났다. 물론 바로 다시 걸었다.


이번엔 간단했다. 취소를 한다고 하니 취소 수수료 1,100엔을 제한 금액을 곧 환불해준다고 했다. 그렇게 취소를 했고 친구C는 다시 예약을 했다.


그렇게 끝난 것 같았던 카드 취소 사건은 1월 20일 또 전화해야 한다는 친구C의 말로 다시 불씨가 지펴졌다. 카드를 안 가져왔댔나 그래서 취소하고 다시 예약해야 하는데 또 전화를 해야만 하는 상황인 것이다. 나는 20일에 돈을 너무 많이 쓰는 바람에 멘탈이 깨졌고 22시가 지나 텔레그램을 봤기 때문에 그날 취소할 수는 없었다.


그 다음날은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다가 12시 정각에 맞춰 취소해달라고 연락이 왔길래 공항 가서 해준다고 말했다. 그리고 기차 안에서 쇼크 받고 타임어택을 감행한 뒤 공항에 도착한 것이다.


나는 전화를 숨을 돌리고 전화를 했다. 사람들 있는 곳이 너무 시끄러워 먼 곳에서 했는데 와이파이 신호가 멀어 음성이 계속 끊기는 것이었다. 그래서 공항 와이파이로 했는데 마찬가지. 볼펜을 빌리다 보니 어느새 비행기 탈 시간이 되었고 도쿄 가서 취소하기로 했다.


이런 다급한 일만 벌어지니까 LCC 추락 공포 같은 건 전혀 없었다. 비행기에선 블로그에 적을 내용을 정리했다. 1시간 20분 정도 걸렸나, NRT에 도착했다. 나는 취소 전화를 할 테니 친구에겐 짐을 챙기라고 말했다.


근데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이 또 벌어졌다. 이때까지 묻지 않던 카드 종류를 묻는 것이다. 나는 답장을 기다리다 오지 않자 그래도 더 많이 쓰는 VISA라고 답했다. 하지만 비자가 아니었다. (...) 그러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 오늘은 21일이고 내일 출발하는데 취소는 불가능한 것인가. 다행히 발차 전에 취소가 가능하긴 한데 8시부터 전화할 수 있고 출발 시각 10시 전에는 무조건 취소해야 했다. 그리고 수수료는 무려 30%를 가져간다. 다행인가. (...)


친구C와 연락이 된 건 22시 이후였으므로 오늘 취소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전화를 하는 동안 우리는 타야 할 열차를 놓쳤다. 뭐, 어쩌겠나. 자판기에서 음료수나 하나 뽑아 먹으며 반 시간을 기다려 다음 것을 탔다.



놀랍게도 이 열차는 무척 좋았다. 무려 아웃렛도 있었고 전 좌석이 지정석이었다. 우리는 스이카 카드를 사서 찍고 들어왔는데 교통카드로 이렇게 좋은 걸 탈 수 있을 거라고 생각도 못했다. 물론 가격은 비쌌다. 1,235엔이었나. 어쨌든 다시 랩탑을 켜서 정리를 하고 있었는데 사람 몇 명이 와서 옆자리에 앉은 사람에게 시비를 거는 것이었다. 근데 자세히 들어보니 지정석인데 원래 앉은 사람이 막 (...) 앉은 것이었다. 곧 우리에게도 말을 걸었는데 우리가 옮겨가려 하자 그냥 앉으라며 우리 옆자리와 그 뒷자리에 앉았다.



휴, 시끄러운 것은 모두 끝났나. 오늘은 정말 놀라운 하루였다. 이렇게 치고 있었다. 근데 기관사 아저씨가 와서는 표를 보여달라는 것이다. 좀 놀랐지만 우린 스이카로 들어와쪄염이라고 답했다. 그랬더니 기관사 아저씨는 그래도 사야 한다고 계속 말하길래 그러면 나갈 때 카드 안 찍어도 되냐고 물었다. 찍어야 한다더라. 그럼 대체 요금 계산이 어떻게 되는 거지. 내가 표를 샀다는 것을 기계가 어떻게 알고 0엔이 뜰 수 있을까.


그 순간 머리에 또 무언가가 (...) 스쳐지나갔다. 이것은 엑세스 특급인가. 혹시 스카이 라이너가 아닌가. 가격이 시발 두 배 차이기 때문에 일단 좀 두려웠다. 물어봤다, "この電車はスカイライナーですかあ" ("이거 스카이라이너인가요....") 기관사가 '아, 그걸 몰랐구나.'라는 표정과 함께 웃으며 답했다. "はいそうです" ("맞아염^^") 시발ㅋㅋㅋㅋ 일단 돈을 냈다. 흑흑 카드와 합쳐서 2,400엔이 넘는다. 미친. 랩탑에 정리할 기분은 사라진지 오래다. 아, 빠르긴 빨랐다. 시발 그럼 그렇지 왜 이렇게 좋겠어!


알고보니 스카이라이너.. 흑흑. 케이세이 AE형 전차 (京成AE形電車)로 2010년 도입된 이 열차는 1972년 도입된 동명의 열차와 구분하기 위해 2대 (2代)라고 불린다. 최고 속도는 하루카 (JRはるか)보다 30 km/h 빠른 160 km/h로 가격 값을 한다. 아무래도 하루카가 협궤[각주:1] 인 것도 있고. 그건 그렇고 나는 사진도 찍었는데 스카이라이너인 걸 몰랐다니. 위에 사진 보면 떡하니 적혀 있는데. ㅠㅠ


케이세이우에노역 (京成上野駅). 전차와 반대로 화장실은 일본에서 가본 곳 중 가장 더러웠던 것 같다.


역처럼 안 생긴 케이세이우에노역. 저 간판은 심하게 말하면 허접하고 좋게 말하면 반짝거린다. 근처 맥도날드에서 친구는 버거 하나와 맥너겟을 사서 야식 사실은 저녁이다 으로 삼았다. 호텔은 찾기 쉬웠는데 큰 길가에 있진 않았다. 호텔 산타가스 우에노점 (ホテルサンターガス上野店)인데 SUN TARGAS가 산타가스였을 줄이야. 방은 생각보다 작았는데 쓸데없는 것들을 치우고나니 좀 나아졌다. 다음에 도쿄에 여행 온다면 더 넓고 싼 곳을 눈에 불 켜고 찾아야겠다.


자기 전 일어나 친구 신칸센을 취소해줄 걸 다시 상기하고 상기하며 빨리 일어날 결심을 했다. 혹시라도 취소를 못하면 30%가 뭐야, 100%, 곧 30만 원이 허공에서 증발한다.


* 정산

  1. 사전 결제 : ₩ 63,136 + ¥ 274 ≒ ₩ 65,700

    1. ¥ 274 - Pocket Wi-Fi from RentalStore
    2. ₩ 63,136 - 해피피치 플러스 from APJ (수수료 포함)

  2. 당일 결제 (쇼핑 제외) : ¥ 9,155 ≒ ₩ 84,800

    1. ¥ 210 - 요금 from 교토시영지하철 (京都市営地下鉄)
    2. ¥ 700 - 코인라커 from 교토시영지하철 (京都市営地下鉄)
    3. ¥ 280 - 요금 (왕복) from 나라선 (JR奈良線)
    4. ¥ 420 - 긴 빵과 작은 빵 from 편의점A
    5. ¥ 500 - SUICA Card from JR동일본 (JR東日本)
    6. ¥ 130 - 코코아 from 자판기
    7. ¥ 2,465 - 요금 from 케이세이전철 스카이라이너 (京成電鉄 スカイライナー)
    8. ¥ 4,450 - 호텔 산타가스 우에노점 (ホテルサンターガス上野店) from 楽天トラベル

  3. 당일 결제 (쇼핑) : ¥ 7,745 ≒ ₩ 71,700

    1. ¥ 1,555 - 일상 책 두 권 from 오오가키 서점 (大垣書店)
    2. ¥ 6,190 - 피규어 2개 from 소프맙 (ソフマップ イオンモール店)

  4. 정리 : ₩ 221,700 (숙박 제외시 ₩ 180,500, 항공/숙박 제외시 ₩ 117,400, 항공/숙박/쇼핑 제외시 ₩ 45,600)

    1. 식비 : ¥ 550
    2. 패스 및 교통 : ¥ 3,455
    3. 항공 : ₩ 63,136
    4. 숙박 : ¥ 4,450
    5. 쇼핑 : ¥ 7,745
    6. 기타 : ¥ 974


Keyword : ソフマップ, Sofmap, Telegram, 関西国際空港, 成田空港, SUICA Card, 히가시니혼, 日常, 魔法少女まどか☆マギカ.


  1. 3피트 6인치 (三六軌間) 궤간으로 케이프 궤간 (Cape gauge)라고도 불린다. 일본이 초기에 이렇게 깔아서 그런지 세계에서 1,067 mm 궤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한국은 아예 안 쓰는 걸로 알고 있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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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TAL 3.141592653589 TODAY 2.718281845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