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2014. 6. 4. 10:28

지방선거 소소한 관전 포인트

2014/05/19 - 지방선거 앞두고


저번 지방선거는 야권의 승리였다. 다만 총선과 대선에서 그렇게 좋지 못한 결과를 보여주었는데, 이번 지방선거에서 얼마나 만회할 수 있을는지 기대된다. 사실 세월호가 그렇게 되지 않았더라면 히메사마의 지지율을 여전히 공고했을 것이고 (뭔가 뚜렷하게 안 하면 지지율이 변동 받지 않는데 큰 사건/사고에 대해 대처가 미흡했던 것은 심각한 타격이었다.) 야권은 사실상 패배를 앞두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사건이 일어나고 어떻게 되었나? 책임은 정치권 모두에게 있지만, 대응은 멍청했고 국가의 본분을 다하지 못했다.

거기다 여전히 국가의 본분이 뭔지 모른 채 지켜야 할 대상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있다. 여기서 왜곡이라 함은 그 대상이 한정되어 있다. 이번 선거는 사상 처음으로 '그 대상'이 40%를 초과하는 선거이다. 전체 유권자 약 4130만 명 중 1700만이 50대 이상으로 고령화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피라미드에 의해 예측되었던 것이지만 막상 수치로 40%라고 하면 정말 크게 느껴진다. 심각한 점은 호남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곳에서 50대 이상의 지지도는 묻지마식 1번을 투표하고 있고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주자는 캐치프레이즈는 아주 효과가 있다는 말이다.


현 정권수장이 울고 나서 지지율에 변동이 크게 없었다. 하지만 현 정권 수장 지지율과 여당의 지지율에 살짝 괴리감이 있던 것을 차분히 잘 메꿨다. 여당엔 그 어떤 공약보다 대통령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 그런 말이 있지 않은가? 야당은 모두를 대상으로 선거를 준비해야 하나, 여당은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 마지막에 항상 보수 대결집이니 해서 이득 보는 건 한쪽일 뿐이다.

어르신들이 지각력이 없어서 1번을 뽑는다는 것이 아니다. 정당을 보고 투표하는 것은 몹시 중요하다. 하지만 그 정당이 뭘 잘하고 있고 뭘 못하고 있는지 모른다. 어떤 과격한 사람들은 고령자들의 투표권 말소를 외친다. 대구에서 박정희가 신격화되는 것과 고령자들의 '묻지마1번'은 그 결을 같이 한다. 나로선 여전히 그 기저를 잘 이해할 수 없다. 확실한 건 현대적이지 못하다. 그건 현대 헌법적 가치에 전혀 부합할 수 없고 낡은 사고방식이다. 이런 것을 공론화하기 위해선 그 지역, 그 계층에 파고들어야 하는데 그건 몹시 어렵다.

이런 어려운 와중에도 야권은 현재 유리하다. 물론 그건 2일 전이었고 막판 보수 대결집이 얼마나 무서운지 봐왔기 때문에 속단할 수 없다. 거기다 10시 현재 투표율이 낮다는 것도 야권에선 우려할 수밖에 없다.


이번 선거의 포인트를 정리해보겠다.


  1. 당연히 광역자치단체장에 관심이 제일 먼저 간다. 이번 선거는 유례없이 토론이 많이 이루어졌다. 그 수준의 향상은 여전히 도모하지 못하고 있으나 관심은 엄청났다. 그 관심이 특정 층에만 몰려있다는 사실은 무시할 수 없지만. 어쨌든 가장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은 광역자치단체장을 얼마나 가져오느냐는 것이다.

    여론조사상에선 서울, 부산, 인천, 세종,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에서 야권(혹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우세했고 경기는 완전 경합 상태, 대전은 막판 야권이 많이 따라잡았다고 하는데 어찌 될지 확실치 않다. 하지만 이건 단지 여론조사일 뿐이고, 사실상 야권은 6~7곳에서만 승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2. 두 번째는 당연히 교육감이다. 교육감 선거는 현 국민 수준이 명백하게 드러나게 보여주는 팩터 중 하나이다. 진보 계열에선 자신들이 지지해야 할 후보를 모르며 보수계열 후보는 제정신이 아닌 공약을 마구 던진다. 특히 서울시에서 이게 과연 선거인지 모를 상황이 매일 벌어지고 있다. 지난 지선에서 사상 처음으로 진보 계열 교육감들이 당선되었고 그 수는 6명으로 상대적으로 작았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선 더 많이 당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은 완전 경합 상태다.

    교육감 선거에 대한 여론조사는 그 관심이 좀 적기 때문에 정확한 예상은 할 수 없다만 저번보단 더 많은 진보 교육감이 탄생할 것이라고 본다. 난 저 진보/보수 잣대를 공감할 수 없는데, 당시 그 기준을 나누던 무상급식은 이제 당연한 트랜드가 되었고 학생인권조례 또한 당연해야만 한다. 학생은 그렇게 살아야 하는 존재가 아니다.


  3. 다음은 굳이 다른 항목으로 뺀 광주시장 선거이다. 안철수 대표는 기초/광역 자치의원과 기초자치단체장에도 자신 계열을 꽂았지만, 광역자치단체장에는 한 명이다. 바로 윤장현. 현 시장인 강운태와 경선하려던 이용섭이 몹시 분노(!)했고 현재 단일화를 이뤘는데 초반 지지율이 더블스코어 차이가 나던 것에 비하면 지금은 비슷하다고 한다. 이건 당 대표나 중진들에 열심히 SOS를 치고 와준 결과다. 사실상 전문성도, 공약도 윤장현이 심각하게 열세임에도 이 지지율인 것은 안철수 효과로밖에 생각할 수 없다. 그러므로 만약 윤장현이 진다면 광주에서 무소속 시장이 당선되는 건 둘째치고 안철수-김한길 위상이 흔들릴 것이다. 그 아무리 다른 곳에서 이긴다고 하더라도.


  4. 지난 선거에서 야권이 이겼다고 말할 수 있는 건 광역자치단체장뿐만이 아니다. 수도권 기초자치단체장을 거의 싹쓸이했는데 이번엔 그것보다 좀 못하리라고 생각된다. 저번 선거에선 25구 중 무려 21곳을 스윕하면서 위엄을 보였는데 이번엔 20곳은 못 미칠 것으로. 박원순 시장의 선거운동은 거시적으로 칭찬받아야할 일일지 아닐지 요소에 따라 갈리는 편인데 그건 서울시 구청장 후보는 물론 전국적으로 그리고 거시적으로 야당에는 악재다. 정말로.


  5. 마지막으로 군소 정당이 얼마나 득표하느냐는 것인데 지난 1월 총선 득표율 2% 미만 정당 등록 취소가 위헌 결정 났으나 여전히 2%는 중요한 숫자다. 2%가 넘지 못하면 보조금이 없다. 자금 달려서 힘들어하는 노동당을 보라. 그나마 진보신당일 땐 일반인들에게 인지도가 있었는데 노동당으로 당명을 변경하면서 아는 자들만 알게 되었다. 거기다 노동당은 보조금이 없다. 입진보에 청와대로 돌진해야 한다는 청년좌파에 흠흠. 과연 노동당이 정상적인 정당인가 의심스럽지만 아무래도 2%는 넘지 못할 벽인 것 같다. 그 외 정의당, 진보당, 녹색당 등의 득표율도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요소이다.. 뭐 망할 것 같지만.


  6. 마지막으로 투표율. 아마 57%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2014/06/05 - 지방선거가 끝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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